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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크로스가 뭐지?

컬러크로스(ColorCross)는 구글 카드보드(Google Cardboard)와 동일한 원리의 단순한 구조를 가진 저가형 VR 헤드셋(Virtual Reality Headset)이다. 즉,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가 촉발시킨 VR 헤드셋의 열풍을 타고 출시된 수많은 저가형 중국산 VR 헤드셋 중의 하나이다. 굳이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해외직구를 하지 않아도 국내수입사를 통해 2만원 후반대~3만원 초반대로 구입이 가능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이토록 저렴한 가격이 가능한 이유는 VR 헤드셋의 높은 가격대는 영상 출력을 담당하는 디스플레이 때문인데 저가형 VR 헤드셋은 디스플레이의 역할을 소비자가 보유한 스마트폰에게 맡김으로서 가격 부담을 해결했다.

왜 컬러크로스를 선택했는가?

시중에는 많은 종류의 저가형 중국산 VR 헤드셋이 존재한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베가 시크릿 노트를 실사용하고 있다. 컬러크로스는 FHD(1920×1080) 스펙의 5.95인치 스크린을 가진 베가 시크릿 노트가 장착 가능한 유일한 VR 기기여서 선택의 여지없이 구매하게 되었다. 구매 후 스마트폰을 장착해본 결과 베가 시크릿 노트 급의 크기가 최후의 마지노선으로 그 이상의 크기를 가진 태블릿은 장착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된다.

렌즈의 위치 조절이 가능하다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VR 헤드셋이라고 할 수 있는 구글 카드보드의 단점은 렌즈의 위치를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미간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이 것은 사용자의 몰입을 저해하는 큰 단점이 된다. 이와 다르게 컬러크로스는 렌즈의 위치를 전후좌우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내 경우 렌즈의 좌우 위치를 최대한 바깥으로 조절하고 전후위치는 최대한 스크린에 가깝게 잠그었을 때 가장 선명한 초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나는 근시로 안경 착용자이지만 안경을 벗은 상태에서도 선명한 초점 확보가 가능했다.)

추가적으로 몇가지 가벼운 튜닝을 통해 화면의 몰입감을 최대화할 수 있다. 첫째, 렌즈 위치를 자신에게 최적화화여 더이상 렌즈 위치를 조절할 필요가 없다면 렌즈 조절을 위해 개방된 부분을 검정색 테이프로 막아주면 훨씬 화면에 몰입하는데 도움이 된다. 둘째, 렌즈가 장착된 원통형 플라스틱의 뒷부분을 커터칼로 잘라내면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위치 조절도 가능하다

기어 VR(Gear VR)의 경우 갤럭시 노트4만 장착이 가능하여 스마트폰의 위치를 조절할 필요가 없지만 컬러크로스는 다양한 크기의 스마트폰을 지원하기 때문에 각 스마트폰에 맞는 위치 조절이 필수이다. 영상을 좌우로 2등분하는 가운데 선과 헤드셋의 가운데 칸막이를 일치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내 경우 스마트폰을 헤드셋의 왼쪽에 살짝 치우치도록 설정하는 것이 전체적인 시야 차원에서 훨씬 자연스러웠다.(화면의 중심이 왼쪽에 치우침으로서 발생하는 가운데 칸막이가 왼쪽 눈의 시야에 보이는 문제는 검정색 테이프로 렌즈의 안쪽 일부분을 가려줌으로서 해결했다.)

본격적인 사용에 앞서 PC로 스마트폰을 원격제어하자

컬러크로스와 같은 VR 헤드셋의 단점은 디스플레이 역할을 수행하는 스마트폰을 장착한 후 스마트폰을 제어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앱과 시도가 존재하지만 아직 속시원한 확실한 대책은 없다.(그만큼 VR 헤드셋이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말이 된다.) 이 경우 PC에서 원격 제어가 가능한 앱을 설치하여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Mobizen 앱을 이용하면 PC에서 안드로이드 기기의 화면을 원격제어할 수 있다. 앱 설치 후(필요에 따라 해당 기종의 무선 플러그인 추가 설치) PC에서 https://www.mobizen.com/에 접속하여 로그인하면(2차 인증코드 필요) 화면 원격제어가 시작된다. 이제 스마트폰을 VR 헤드셋에 장착한다. 실시간 화면 원격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다시 탈착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컬러크로스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느낌?

컬러크로스를 착용한 느낌은 어떨까? 내가 느낀 것은 동그란 스키 고글을 쓴채 바로 앞의 세상을 정사각형으로 좁게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VR 헤드셋 사용전 기대했던 현실과 같은 느낌의 탁 트인 시야가 아니라서 첫 느낌은 실망스러웠다.(기어 VR오큘러스 리프트는 훨씬 확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하지만 실망은 이르다. 평생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준은 아니지만 컬러크로스의 활용도는 매우 높다. 특히 영화 감상에 있어서 컬러크로스는 3만원대의 가격으로 눈 앞에 3D 극장을 제공한다.

본격적으로 VR을 경험해보자

컬러크로스를 사용한다고 스마트폰의 모든 화면이 3D로 보이는 것은 아니다. SBS 3D(Side by Side 3D)를 지원하는 앱을 사용해야 한다. 다양한 앱이 존재한다. 만약 레이싱 게임 매니아로서 추후 VR을 고려하고 있다면 나는 가장 극적인 경험을 위해 Mercedes VR for Cardboard 앱의 AMG GT Review 영상을 감상할 것을 추천한다. 스포츠카의 조수석에 앉아 서킷을 달리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컬러크로스의 존재 이유, 영화를 감상해보자

앞서 언급했듯이 컬러크로스 사용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은 영화 감상이다. 천장을 보고 누운 정자세, 즉,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컬러크로스를 착용하고 극장에서 보는 기분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영화 감상 역시 VR 전용 앱을 설치해야 한다. MO3D(유료 $3.98) 앱을 추천한다. MO3D 앱으로 Half-SBS 방식의 그래비티(Gravity) 영화를 감상해본 결과 극장에서 보았던 대화면 3D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영화 감상시 유일한 단점이라면 바로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문제인데 스마트폰이 FHD라 하더라도 화면을 2등분하기 때문에 실제 눈에 보이는 영상은 격자감과 해상도 저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 문제는 VR 헤드셋의 문제라기 보다 4K 이상의 스마트폰을 장착하면 해결된다.

스마트폰으로 영상 파일 전송은 어떻게?

PC에 존재하는 영상 파일을 스마트폰으로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까지 스트리밍을 지원하는 VR 전용 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번거로운 전송 과정이 필요하다. 내 경우 와이파이 상태에서 ES 파일 탐색기(ES File Explorer) 앱의 FTP 서버 기능을 이용하여 FTP로 PC-스마트폰 간의 영상 파일을 전송했다. 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USB OTG 방식의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64GB 제품이 2만원 중후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영상 재생 관련 팁

  • MO3D 앱은 네이버카페 오큘러스 VR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개발자 소요님이 개발한 앱으로 3D(2D 포함) 영상 재생과 한글 자막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 MO3D의 물방울 모양의 아이콘을 터치하여 활성화하고 Zoom 옵션을 100% 이상으로 설정하면 영화 감상시 헤드 트래킹이 가능하다. 컬러크로스의 경우 170%로 설정하면 마치 극장에 온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 MO3DDistortion 옵션은 렌즈로 인한 화면 가장자리의 왜곡을 보정하는 옵션으로 컬러크로스의 경우 -0.30%로 설정하면 왜곡없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결론

과연 컬러크로스는 어떤 가치를 가졌는가? 3일간의 실사용 결과 나는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 VR에 처음 입문하여 체험하는 용도로 적합하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처음 신기하다는 느낌 정도에서 끝날 것이다. VR을 이용한 게이밍이 목적이라면 바로 처분하게 될 것이다.
  • 게이밍이 아닌 영화 감상이 목적이라면 컬러크로스의 가치는 올라간다. 단돈 3만원대로 SBS 방식의 3D 영화를 침대에 누워 편하게 대형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VR이 대중화되지 않은 현재, 이 기기의 조악한 생김새를 비웃던 지인들도 그래비티 영화를 감상하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추후 4K 해상도를 가진 스마트폰을 장착한다면 컬러크로스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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