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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하기 최적의 시즌

아직 장마와 더위가 찾아오지 않은 5월, 거기다 2014-05-03(토)부터 4일 연속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의 기간동안 나와 절친 최군은 로드바이크로 서울-부산 자전거 종주를 계획했다. 하지만 연휴의 중간인 일요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좌절하고 계획을 수정하여 2014-05-05(월) 충주까지 당일치기 라이딩을 하기로 결정했다.

코스 선정

  • 당일치기 라이딩이므로 이미 익숙한 서울 근교 코스는 과감히 점프하여 중앙선 양평역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도착지는 충주댐이다. 네이버 지도의 자전거 길찾기로 검색하면 총 거리가 100.26km로 나온다.
  • 라이딩을 마친 시점에서 양평역부터 출발한 것은 탁월한 결정이었다. 중앙선 중랑역에서 1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양평역부터 펼치지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경치는 기대 이상으로 환상적이었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의 이런 절경을 두고 굳이 왜 사람 많은 한강에서 달렸나 싶을 정도였다.
  • 라이딩 후 GPS로 측정한 거리가 102km인 것으로 보아 네이버 지도가 제공하는 정보는 상당히 신뢰할만하다.
  •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다행히도 순풍이 불어주어 힘들지 않게 갈 수 있었다. 마주오는 라이더들은 다들 역풍에 힘들어했다.

갈 때와 올 때 점프하기

  • 양평역으로 점프하기 위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중앙선 중랑역에서 용문행 07:02 열차에 탑승했다. 자전거는 열차의 맨앞뒤칸에만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세울 공간이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아침 일찍 출발해서인지 생각보다 자전거가 많지는 않았다. 뒤이어 승차한 자전거들의 대부분은 팔당역과 운길산역에서 하차했다. 아마 춘천으로 가는 여행객으로 보인다.
  • 라이딩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충주댐에서 11km 거리의 충주공용버스터미널로 와서 19:30 동서울행 우등버스를 타고 복귀했다. 초반에 차가 막히면서 동서울에 도착하기까지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 우등버스에는 자전거를 화물칸에 적재할 수 있었다. 기사님은 이미 자전거 여행객에 익숙하여 우리의 복장과 자전거만을 보고도 화물칸을 열어주었다. 기사님이 열어준 화물칸은 2칸이었는데 1칸은 일반 승객들의 짐을 적재하는 공간이었고 나머지 1칸을 독점하여 앞바퀴 분리없이 자전거 2대를 겹쳐 눕혀 실을 수 있었다. 다른 자전거 여행객이 있었다면 앞바퀴를 분리하지 않으면 못 실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 외 에는 자전거 여행객이 없었다.
  • 자전거를 화물칸에 실을 때는 뒷변속기 부위를 위로 향하게 눕힌 상태에서 핸들바부터 화물칸으로 밀어 넣는 방법으로 적재했다. 바닥과 닿는 부위는 미리 준비한 랩으로 여러번 감싸서 스크래치를 최대한 예방할 수 있었다.

소감

  • 앙평역에서 부터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말로 표현 못 할 절경의 연속이었다. 초행길의 당일치기 라이딩이므로 급한 마음이 있긴 했지만 중간중간 멈춰서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특히 초중반부의 고속도로와 같은 길은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 남한강 자전거길은 완전히 자전거길로만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중간중간 일반 도로와 비포장 도로가 섞여 있는데 낮이라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다만 밤에 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 상징적인 의미로 충주댐을 도착지로 정하기는 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탄금대를 도착지로 정하고 라이딩을 종료하는 것이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목격한 절경으로 눈이 높아져서인지 애써 업힐하여 도착한 충주댐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특히 폭이 좁은 일반 도로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했다. 충주에 막 도착해서 문경까지 갈 기세였던 일행의 체력이 충주댐을 갔다오고 나서 업힐과 일반 도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급격히 저하되었다.
  • 흔히 승용차로 장거리를 뛰어봐야 운전 실력이 는다고 하는데 자전거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근교에서의 100km 라이딩과 남한강 자전거길에서의 100km 라이딩은 그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다양한 환경과 마주하면서 라이딩 막판에는 새로 장만한지 5일밖에 안된 로드바이크를 완전히 내 것으로 컨트롤할 수 있었다. 성취감과 함께 라이더로서 한단계 더 성장한 느낌이었다. 당일치기 라이딩으로 느낀 것이 이 정도였으니 원래 계획했던 서울-부산 종주 계획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앙평역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탁 트인 남한강 자전거길의 모습이다. 바람이 세긴 하지만 출발부터 예감이 좋다.




갈 길이 멀지만 멋진 길을 두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자세를 가다듬고 잡은 뚜르 드 프랑스 컨셉의 연출샷이다. 실상은 소풍 가는 아이 마냥 헤벌레하면서 갔다.




푸른 빛깔의 남한강을 옆에 두고 이런 느낌의 자전거길이 계속 이어진다. 사진을 올리는 이 순간에도 또 가고 싶다!




멀리 이포보의 모습이 보인다. 우주선 컨셉인가?




이포보를 지나 계속 내달린다. 서울 근교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인적 드문 자전거 전용 아우토반을 타는 느낌이랄까?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어느새 여주보가 나타났다. 여주보를 건너 계속 달리면 여주시가 나타난다.




여주에 도착하여 쉴 새 없이 달려준 애마에게 잠시 휴식 시간을 주었다.




10도 경사 업힐을 오르고 난 뒤 나타난 시원한 내리막길이다. 페달링을 하지 않고도 여기서 최고속인 73.9km/h을 찍었다.




아... 자전거 여행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찍을 기세다.




여주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 계획이었으나 예정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여주를 지나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선에 있는 한 작은 마을의 중국집에서 짜장밥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짜장밥보다는 간짜장이 정말 맛있었다.


드디어 충주댐 도착! 하지만 앞서 목격한 절경에 비하면 거대한 인종구조물일뿐 괜히 힘빼며 올라왔나 싶다. 댐에 그려논 호랑이 벽화도 별 감흥 없다.




이 기세로 문경과 안동까지 거침없이 달리자던 우리는 충주댐을 오르고 나서 떡실신한 채로 서둘러 버스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서로를 자화자찬하며 우등버스로 아주 편하게 서울로 복귀했다.

 

 

 

GPS로 측정된 공식거리는 102km, 집에서 출발한 거리까지 합치면 120km의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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