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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세계,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

  • 수년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먹고 살고 있지만 전자제품에 무심한 편이라 키보드 또한 처음 PC를 구매할 때 사은품으로 딸려오는 만원대의 지극히 일반적인 멤브레인 키보드를 사용했었다. 키보드는 그냥 슈퍼마켓 갈 때 신는 삼디다스 슬리퍼 같은 녀석으로 취급했다.

  • 그러다 동료 개발자인 P군이 소유한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인 리얼포스87을 두들길 기회가 생겼다. 기계식 키보드를 건너뛰고 접한 끝판왕 키보드는 완전한 신세계였다. 삼디다스 슬리퍼에서 크록스로 갈아탄 그 느낌! 너무 강렬했다.

  • 하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키보드에 36만원을 투자하기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결국 반값에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토프레 사의 타입 헤븐 104를 구매했다. 그런데 앞서 느꼈던 그 느낌이 없었다. 딱딱한 초콜렛이 서걱거리는 느낌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같은 정전용량 무접점이라고 타건감이 같은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레오폴드 FC660C

  • 한동안 타입 헤븐 104에 적응할 무렵, 생각치 않게 레오폴드 FC660C를 쿨매로 득템하게 되었다. 과연 이 녀석은 어떨까?

  • 첫 인상은 충격적이었다. 과연 이렇게 아담한 크기의 키보드로 과연 스트레스 없는 작업이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다. 타건을 시작한 결과 내 걱정은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레오폴드 FC660C의 타건감은 수치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드나 그냥 기분이 좋다. 굉장히 깔끔하고 묵직한 타건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냥 대만족이다.

  • 걱정되는 것은 처음 써보는 텐키리스 키보드의 불편함이었다. 오른쪽 숫자키 패드는 과감히 제거되고 펑션 키로 중첩 사용하게 되어 있다. 당장은 적응이 안됬지만 마치 게임 단축키처럼 적응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펑션 키가 적용된 레이아웃을 보면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게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 장점과 단점이 인지될 무렵 꼬꼬마 학창 시절부터 20년째 키보드로 즐기고 있는 게임 시리즈의 최신작인 위닝 일레븐 2018을 플레이했다. 리버풀로 아스날을 6-1로 바르고 나는 외쳤다. 이건 내 인생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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