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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첫 카메라였던 후지필름 X-A1

내 인생의 첫 카메라는 FUJIFILM X-A1이다. 사진에 대한 지식 없이 레트로한 느낌의 겉모습에 반해 질렀던 미러리스 카메라였다. 적당히 가벼운 무게와 별도의 후보정이 필요없는 예쁜 색감이 자전거 여행에 최적인 카메라였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때때로 카메라를 조작하는 시간과 행동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런 점에서 다이얼을 고급SR 자동(타사의 AUTO 모드에 해당)에 두고 대충 초점만 맞추고 셔터를 눌러도 예쁜 결과물을 보여주는 X-A1은 점점 내 일상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2014년 화창한 여름, 인왕산 등반 중 절경을 담으려 카메라를 잡는 순간 손에서 놓치면서 절벽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항상 스트랩을 목에 걸고 다녔는데 이 순간만 잠시 스트랩을 푼 상태였다. 참으로 허무한 이별이었다. 인생은 다 그런 것이니 어쩌겠는가... X-A1과의 이별의 아픔을 뒤로 하고 바로 마침 당시 떨이 판매로 화제가 되었던 Canon EOS M을 장만했다. EOS M과 많은 추억을 함께 했지만 결과물을 볼 때마다 X-A1이 그리웠다. 그 특유의 색감을 잊지 못해 매일 잠을 설치다 결국 X-A1의 후속작인 X-A2를 구매해버렸다!

카메라 바디, 렌즈 사진







번들렌즈킷의 모습이다. 좌측은 XC16-50mm(환산 24-75mm) F3.5-5.6 OIS II 줌 렌즈로 손떨림 보정과 오토 매크로 기능을 지원한다. 우측은 XC50-230mm(환산 75~345mm) F4.5-6.7 OIS II 망원 줌 렌즈로 3.5스탑의 손떨림 보정 기능을 제공한다.





X-A2 촬영 샘플

아래 사진은 리사이즈만 한 무보정 촬영 샘플이다.












X-A2 첫 인상, 장점 위주

  • 일단 가볍다! 후지필름은 전통적으로 카메라 바디와 렌즈의 부피를 크게 설계하여 첫 인상이 무겁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막상 들어보면 생각보다 가볍다는 느낌을 받는다. X-A2는 카메라 바디가 350g(배터리, 메모리 카드 포함)이다. 더블렌즈킷 구매시 번들 렌즈는 16-50mm가 195g, 50-230mm가 375g으로 상당히 가볍다. 16-50mm 렌즈를 장착하면 545g으로 여행시 어깨에 걸고 다녀도 그다지 피로감을 주지 않는다.
  • 다분히 주관적이긴 하지만 디자인이 예쁘다! EOS M이 가전기기의 느낌을 주었다면 X-A2는 사진기의 느낌을 준다.
  • 색감이 깡패이다! X-A2는 후지필름이 아닌 소니의 보급형 센서를 사용한 엔트리급 카메라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후지스러운 색감을 잘 표현해준다. 인물, 실내, 야경 모두 별도의 후보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예쁜 결과물을 보여준다.(전문적으로 표현하면 색재현력이 우수하다.)
  • 고감도(ISO 3200)에서의 노이즈 억제력이 뛰어나다! EOS M이었다면 삼각대 없이는 꺼려지던 빛이 부족한 실내 및 야경도 X-A2는 정말 예쁘게 뽑아준다. 밝을수록 렌즈의 가격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번들 렌즈의 낮은 밝기(F3.5)를 고감도의 노이즈 억제력으로 메꿔주는 느낌이다.
  • 셀카 기능이 뛰어나다! 타인과 사물에 대한 관찰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 입장에서 셀카 기능은 그저 옵션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셀카를 찍어보니 중독성이 있었다. 다이얼을 화사 모드로 조정하고 LCD를 175도로 틸트하면 셀카를 촬영할 수 있다. 사람의 얼굴과 눈을 인지하여 빠르게 AF를 잡아준다. 화사 모드는 사람의 피부를 매우 부드럽게 뭉개주어(일명 뽀샤시 효과) 상당히 화사한 결과물을 뽑아준다. 테스트에 응해준 K양은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와 나 자신이 아닌 것 같다, 죄책감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뽀샤시함과 선명함이 공존하는 X-A2의 셀카는 제아무리 고성능의 스마트폰 전방 카메라라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후지필름이 적극적으로 여성들에게 이 기능을 어필하면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X-A2 첫 인상, 단점 위주

  • 기계적 성능이 떨어진다. LCD는 터치가 불가능하고 빛이 부족할수록 반응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 수년전에 나온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의 LCD 반응 속도보다도 느리다. 망작이라 비난 받던 EOS M(빛의 양과 상관없이 반응속도가 빠르고 터치가 가능하여 스마트폰의 느낌으로 LCD 조작이 가능)이 외계의 기술로 느껴질 정도이다. 덕분에 PC로 옮겨 대형 화면으로 결과물을 확인했을 때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감동을 느끼게 된다. 오로지 결과로 승부하는 감동의 후지!
  • AF 성능이 떨어져 움직임이 심한 아이들을 촬영하기 힘들다. 이리저리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찍고 싶다면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로 가야한다. 하지만 한 장이라도 잘 건진 사진은 열 소니 안부럽다. 인물 역시 색감의 후지!
  • 동영상 촬영 성능이 경쟁사 동급 기종 대비 평범하다. 파나소닉이 비슷한 가격에 아마추어 다큐멘터리 촬영이 가능한 수준의 4K 촬영이 가능한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이는 시점에 더욱 비교된다. 하지만 파나소닉이 동영상에 강한 것이지 애초에 사진을 찍으려고 구매한 카메라가 아니던가. 어쨋거나 기승전 색감의 후지!

추천 설정, 스포츠 경기 촬영

스포츠 경기 촬영은 망원 렌즈의 성능을 극한으로 체험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는 모션 블러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빠른 셔터 스피드가 필수로 추천 설정은 아래와 같다.

  • 모드 다이얼을 돌려 셔터 우선(S)으로 설정한다. 셔터 스피드를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다. 셔터 스피드를 자동으로 설정해주는 스포츠 모드는 모션 블러 현상이 발생하여 추천하지 않는다.
  • 커맨드 다이얼을 돌려 셔터 스피드를 기본값인 1/60에서 1/500으로 변경한다. 선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셔터 스피드이다.
  • 감도를 기본값인 200에서 AUTO로 변경한다. 최대감도는 기본값인 800에서 3200으로 변경한다. 6400 이상으로 변경할 경우 고감도 노이즈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되도록 3200을 추천한다. 광량이 부족한 실내가 아닌 이상 실외 경기 촬영은 무난하다.
  • 초점 모드는 기본값인 에리어 선택에서 추적 가능으로 변경한다.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선수들에게 보다 빠르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궁합이 좋은 후보정 툴 추천

X-A2의 장점은 후보정 없이도 자연스럽고 예쁜 색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만약 후보정을 해야 하고 관련 지식을 갖추지 못했다면 무료 툴인 Google Picasa를 추천한다. 다양한 후보정 기능을 제공하는데 자르기(Crop), 수평 수동조절(Straighten), 대비 자동조절(Auto Contrast) 3가지 기능 만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

후지필름 X-A2는 합리적인 가성비를 가진 결과물이 흐뭇한 카메라이다. 장단점이 너무나 명확하다. 기계적 성능을 우선으로 한다면 소니 또는 파나소닉의 미리러스 카메라를 추천한다. 위에 열거한 단점을 감당할 수 있고 후지필름 특유의 색감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X-A2를 적극 추천한다.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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