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바이크 자가 피팅하기

사이클링 실력의 절반은 피팅이다.

흔히 로드 바이크(Road Bike)를 잘 탄다고 할 때 엔진이 우수해서 라고 말하지만 그만큼 피팅이 완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체조건과 근력이 동일한 2명의 마라톤 선수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한 명은 자기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었고 한 명은 자기 발보다 한치수 큰 신발을 신고 뛰었다. 결과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자기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은 사람이 앞설 수 밖에 없다. 로드 바이크의 피팅도 마찬가지이다.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는 사이즈의 로드 바이크를 구매하고 피팅을 하였더라도 본인에게 맞는 세팅은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단계별로 조금씩 세팅을 바꿔가며 자신에게 적합한 최적의 세팅을 찾는, 자가 피팅의 과정이 필요하다.


단계별 피팅이 핵심이다.

내 경우 로드 바이크 구매 후 약 한달간 500km 정도를 주행하면서 자가 피팅을 완료했다. 한꺼번에 여러 세팅을 바꾸는 것보다 몸에서 느껴지는 증상을 확인하며 조금씩 바꿔가며 피팅을 완료했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자가 피팅의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아래 사진을 보자. 3번의 세팅 과정을 통해 자가 피팅을 완료한 것을 단계별로 찍은 것이다.



1. 초기 세팅

1번 사진은 최초 매장에서 구매시 세팅한 모습이다. 전문 미캐닉에 의해 1시간에 걸친 피팅을 통해 안장 높이와 위치를 확정했다. 핸들바의 리치가 지면과 평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번 세팅으로도 하루 100km 이상의 장거리 라이딩을 무리없이 소화했지만 몸에서 느껴지는 증상을 통해 몇가지 아쉬운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무릎이 덜 펴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내가 가진 최대 근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 답답했다. 또한 후드(Hood, 사진 상의 A 부분)를 잡고 주행할 때 상체가 덜 숙여져서 페달링시 복근을 활용하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

2. 안장 높이와 핸들바 높이 수정

2번 사진은 위에서 느낀 증상을 토대로 안장 높이를 3mm 올리고 핸들바 높이를 15mm 낮춘 모습이다. 일단 안장의 높이를 미세하게 올리면서 내 모든 근력을 손실없이 다 사용하는 느낌이 들어 페달링이 경쾌해졌다. 둘째로 핸들바 높이를 낮추면서 상체가 더 숙여지고 팔이 더 굽어지면서 복근의 힘을 활용하게 되어 평균 속력이 증가했다. 많은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운 점이 느껴졌는데 후크(Hook, 사진 상의 B 부분)을 잡고 주행할 때 손목이 굽어지는 각도가 너무 커서 오래 유지할 수가 없었다. 또한 브레이크 레버가 손에서 너무 멀어서 검지 손가락(Index Finger)으로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3. 핸들바 각도 수정

앞서 느낀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핸들바의 각도를 낮추었다. 2번 세팅까지는 핸들바의 리치 부분이 지면과 평행했지만 핸들바의 바엔드 부분이 지면과 수직이 될 수준까지 낮추었다. 결과적으로 후크를 잡고 주행하는 것이 상당히 자연스러워졌으며 브레이크 레버 또한 검지 손가락으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효과

1번 세팅과 3번 세팅을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3번 세팅을 통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에어로 자세(Aerodynamic Position)가 가능해지면서 같은 근력으로 더 빠른 속력을 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검지 손가락으로 브레이킹이 가능해지면서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제동이 가능해졌다.




핸들바의 후크를 잡고 주행하는 모습이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자세로 장거리 라이딩시 업힐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간을 이 자세로 달린다. 흔히 배구공을 품은 느낌을 상상하며 자세를 잡으라고 하는데 그런 것을 의식하면 할수록 오히려 작위적인 힘이 들어가서 불편해진다. 피팅이 잘되면 그냥 자연스럽게 자세가 나온다.




팔이 적당히 굽어지면서 자연스러운 충격 흡수가 가능해졌다. 또한, 손목과 레버를 제어하는 검지손가락의 굽어진 각도도 자연스럽다.






결론

이론과 전문가의 조언은 피팅의 시작점(Starting Point)일 뿐이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자신의 로드 바이크가 무겁고 느리다며 업글을 생각하기 전에 과연 내가 최적의 피팅으로 최적의 효과를 내고 있는지부터 점검해보자.

참고 글